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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스위스 초콜릿
무스띠에 생 마리(Moustiers-Sainte-Marie), 프로방스의 작은 시골마을이야. 찬란한 햇살이 마을 곳곳에 부딪쳐 반짝반짝 부서지고, 마을 한 가운데로는 냇물이 평화롭게 졸졸 흐르지. 작고 예쁜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크지않은 광장들이 마을 곳곳에 잘 자리잡고 있어. 마을 뒷산에는 오래된 성당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어. 성당으로 향하는 길을 오르다보면 길 양쪽에 십자가의 길을 형상화한 조각들을 볼 수 있지. 오르는 길이 힘들면 뒤를 돌아 마을을 보렴. 아름다운 마을이 프로방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면서 너의 눈을 즐겁게 해 줄거야. 지원이는 힘들다고 투덜거리며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보채기는 했지만,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제법 혼자 힘으로 힘든 길을 많이 올라갔단다. 십자가의 길 마다 무슨 내용이냐고..
이렇게 옥빛으로 빛나는 호수를 본 적이 있니? 론 알프스를 굽이굽이 돌아 내려온 베흐동 강이 만들어낸 멋진 호수빛깔이야. 따사로운 태양을 맞으며, 그리고 그 태양이 옥빛 호수에서 부서지는 모습을 보면서 페달 보트를 저어 베흐동 계곡으로 접어들면 한없이 기분이 좋아진단다. 태양이 뜨겁게 느껴지면 베흐동 계곡의 그늘로 숨어도 되고, 발을 물에 담그거나 물에 첨벙 뛰어들어도 된단다. 다양한 형상으로 깎여진 협곡을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천천히, 한없이 천천히 늘어지게 드러누워 배를 저어 보렴. 협곡 바위틈 사이로 비추는 태양이 너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는 게 보일거야.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물, 계곡 사이를 불어오는 바람, 너희들의 맑은 웃음소리...이 모든 느낌이 아직도 온 몸으로 생생하게 느껴져. 세상이 이처..
에트르타는 노르망디 지역의 해변이야. 모네, 쿠르베 같은 인상파 화가들이 에트르타에서 그림을 그리길 좋아했다는 구나. 에트르타 시내를 거쳐 구비구비 언덕을 오르면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La Chapelle Notre Dame de la Garde)라는 작은 성당을 볼 수가 있어. 높다란 절벽 위에서 에트르타 해변을 내려다 보고 있는 성당의 모습도 많은 사진작가들이 사랑했고 수많은 관광객들의 프레임에 담겼단다. 코끼리 바위를 바라보며 서있는 작은 성당의 모습이 인간의 절대 고독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순강에는 한폭의 자연을 바라보는 신의 따뜻한 시선도 느낄 수 있었단다. 우리가 찾은 그날도 바람이 심하게 불었어. 바람을 견디기 위해 몸을 구부정하게 굽혀야 했고, 우리 작은 지원이는 마치 바람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꼴마르라고 해. 영화의 초반을 보면 하울이 소피의 손을 잡고 하늘로 두둥실 날아오르며 '인생의 회전목마' 노래가 배경으로 나즈막히 흐르지. 달콤하고 로맨틱하면서도 조금은 슬픈 느낌이 드는 이 장면은 애니메이션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장면일 거야. 꼴마르를 들어서면 누구나 다 '예쁘다'라는 탄성이 입에서 흘러나올 거야. 아빠는 나무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는 알사스 특유의 건축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과 포근함이 참 좋더라. 그런 건물들은 비슷한 것처럼 보여도 조금씩 다른 특색을 보여주고 있지. 마을을 가로지르는 조그만 운하는 꼴마르의 낭만적인 느낌을 더해준단다. 작은 베니스(Le Petite Venice)라고 하는데 운하라는 점을 빼고는 베니스와..
스트라스부르는 우리가 처음 만난 알사스(Alsace)였어. 12.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도착했지. 크리스마스 마켓은 크리스마스 전에 가야한다는 것을 몰랐어. 그래도 다행히 유럽 최대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보았단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반짝였고 그 반짝임이 강에 비치며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어. 쁘띠 프랑스까지 걸어가는 길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어. 아빠가 숙소를 잘못 예약해서 방은 비좁고 잠자리는 불편했지만,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알사스 특유의 집과 지붕들은 매혹적이기 그지 없었어. 우리 지원이는 깨자마다 또봇하고 놀기 바빴단다. 크리스마스 당일, 노트르담 성당을 찾아갔어. 가는 길에는 도시 전체를 압도하는 노트르담 성당의 웅장한 종소리도 들을 수 있었어. 성당 앞의 크리스마스 ..
알사스 지방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야. 스트라스부르나 꼴마르도 다 알사스 지방이지. 17세기 30년 전쟁(베스트팔렌 조약), 19세기 프랑스-프로이센 전쟁(프랑크푸르트 조약), 20세기 세계 1차대전(베르사유 조약)을 거치면서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서 이 땅의 주인이 계속 바뀌어 왔어. 그래서인지 알사스에서는 독일어에서 유래된 지명들이 많아. 그렇지만 알사스에 오면 그런 복잡한 역사는 잠시 잊어도 될거야. 이방인으로 알사스에 들리면 그저 마음을 열고 알사스가 주는 평화스러움과 포근함, 소소한 즐거움들을 느끼기만 하면 되니까. 그래서 아빠는 알사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뭔가 아삭아삭하면서 달달한 느낌이 들어. 알사스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걷는거야. 작은 지도 한장을 들고 그..
이곳에서는 그냥 바라보긴만 해도 돼. 알프스가 엄마처럼 포근하게 너를 품에 안아 줄테니까. 그중에서도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몽블랑(4807m)은 그 높이에 어울리지 않게 맨 뒤에 물러나 앉아 다른 산들을 넉넉하게 감싸주고 있단다. 몽블랑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면 에귀유 디 미디(Auguille Du midi) 전망대에 올라가 몽블랑을 좀더 가까이서 지켜보렴. 대자연의 장엄함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을 거야. 전망대 높이는 3842m나 된단다. 융프라우 전망대(3454m)보다 400m나 더 높지.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금방 지쳐 버리게 된단다. 지원이가 그랬어. 눈으로 둘러쌓인 세상에 와서 천방지축 뛰어다니다 금방 늘어져서 아빠 품에 안겼단다. 몽블랑 건너편에 브레방(Le Brevent)도 ..
니옹(Nyon)에서 레만호를 가로질러 프랑스로 넘어가면 이브아르(Yvoire)라는 작은 마을이 있어. 도시를 둘러싼 성곽은 위압적이긴커녕 오히려 포근한 느낌을 자아내고 그 성곽으로 한걸음 걸어들어가보면 아기자기한 작고 예쁜 마을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집집마다 갖가지 색깔과 모양의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되어 있고, 골목골목이 정겹고 포근하기 이를 데가 없지. 여기에 오면 굳이 어디를 정하고 갈 필요가 없어. 마음이 이끄는대로 걷다보면 네가 출발한 자리로 다시 돌아오게 되거든.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냥 주저 앉아서 이 마을이 주는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그냥 느껴보렴. 운이 좋으면 즐거운 축제도 만날 수 있을 거야. 5월 어떤날은 베니스 가면축제가 열렸지. 지원이는 신기한듯 가면을 쓴 사람들을 ..
지상에 천국으로 향하는 문이 하나 열려있다면 바로 이곳이지 않을까? 몽생미셸. 아침, 저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그 곳. 대한항공 CF의 아름다운 사진으로 많은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곳. 엄마도 대한항공 CF를 너무 인상깊게 봐서..야경을 꼭 보러가고 싶다고 했어. 오전에 너희들과 몽생미셸을 다녀온 후에, 엄마, 아빠는 저녁때 다시 또 몽생미셸에 가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왔단다. 몽생미셸은 유럽에서 가장 큰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지역이래. 그 조수간만의 차이가 몽생미셸을 더욱 신비하게 만들어주지만, 그 때문에 중세시대 때 많은 순례객들이 목숨을 잃었다고도 하지. 몽생미셸이라는 이름은 미카엘 대천사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래. 수도원 성당 꼭대기 첨탑에는 칼을 들고 있는 미카엘 대천사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