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스위스 초콜릿
[네번째 조각] 신이 빚은 자연의 위엄, 마테호른(Matterhorn) 본문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경외롭고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광경을 느껴본 적이 있니?
아빠는 여행을 갈 때 멋진 풍경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야. 그런데 그날 마테호른은 정말 달랐어. 가슴이 벅차오르고 실핏줄 하나하나까지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단다.
체르마트까지 갔을 때도 날씨가 흐렸어. 마테호른은 구름 사이로 모습을 보였다 또 다시 숨었다 했단다. 5월은 수네가 전망대로 가는 열차가 정비기간이어서 고르너그라트로 향했단다.
산악기차에 몸을 싣고 철컥철컥 구름 속으로 향했어. 비에 촉촉히 젖은 체르마트를 바라보며 구름 속으로 들어갔지. 얼마나 구름 속을 올랐을까? 구름 위의 세상은 햇살 찬란한 눈의 나라였어. 그리고 눈 앞에 우뚝선 마테호른이 굵고 낮은 목소리로 우리를 반겼단다.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마치 황제같은 절대자를 마주하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알프스 정상에 우뚝선 마테호른의 웅장함과 위엄은 다른 어떤 봉우리와 비교할 수가 없었어. 왜 스위스의 상징이 마테호른이고, 파라마운트 영화사가 마테호른을 심볼로 사용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다들 마테호른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지원이는 오랜만에 만난 눈밭에서 눈장난에 푹 빠져 있었지. 마테호른의 웅장함도 지원이의 눈에는 아무 것도 아니었나봐. 어때 지원이가 만든 눈사람, 멋지지?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그 주변을 둘러보았어. 마테호른을 마주하면서 엄마와 함께 마신 그날의 커피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리고 마테호른은 안중에도 없이 눈사람에 열중하던 지원이의 패기도 엄마, 아빠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단다.
그때의 기분에 따라 또 그때의 상황에 따라 모두가 각자 다른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게 되지만, 너희들도 나중에 다시 마테호른을 마주하게 되면 아빠가 전율까지 느꼈던 그 경외감을 느껴 볼 수 있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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