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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조각] 영원히 걷고 싶은 그길, 라보(Lavaux) 본문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길이 있어.
길이 열리면 눈덮인 알프스 봉우리들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호수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계절마다 모양과 색깔을 달리하는 포도나무들이 비탈진 대지를 뒤덮고 있지.
그 포도나무들을 보면 자연의 생명력에 놀라곤 하지만 그러한 광경을 만들어낸 인간의 강인함에 더욱 경외감을 느끼곤 해.
특히 루트리(Lutry)에서 생 사포린(Saint Saphorin)까지 레만호를 따라 펼쳐진 포도밭을 보면 자연과 인간이 함께 빚어낸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단다. 그리고 그 길을 우리에게 허락해준 신에게 감사하게 되지.
그 길은 우리에게 날씨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계절에 따라 다른 감동을 선사한단다. 그 길 사이사이에 놓여있는 마을은 라보지구가 간직한 작은 보석상자들이야. 그 마을에는 자연과 인간이 빚은 또 다른 선물인 와인이 전해주는 이야기와 축제가 있지.
길만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지지는 않아. 아무리 아름다운 길이라도 혼자 걷는 길은 외롭기 그지 없거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길이야말로 그 길을 정말 완벽하게 만들어 준단다. 아빠가 엄마와 같이 걸었던 이 길을 사랑하는 이유야.
이 녀석은 사춘기라서 엄마, 아빠와 같이 걷는 걸 싫어하고,
이 녀석은 너무 꼬맹이라서 엄마, 아빠와 같이 걷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
아무튼 사랑하는 지우, 지원아,
언젠가 너희가 사랑하는 누군가와 라보지구를 함께 걷게 된다면 아빠가 너희들과 이 길을 언제까지라도 함께 걷고 싶었다는 걸 꼭 기억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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