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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째 조각] 문명은 만나고 또 헤어진다, 코르도바(Cordoba) 본문
코르도바는 유럽이지만 유럽같지 않은 곳이야. 이슬람 문명이 남긴 흔적을 그대로 볼 수 있거든. 코르도바 역사지구를 걷다보면 아라비아의 어떤 도시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야.
한때 스페인은 이슬람의 땅이었어. 8세기 북아프리카의 무어인들이 스페인으로 넘어와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게 되지. 안달루시아 지방의 코르도바는 무슬림 스페인 후우마이야 왕조의 수도 였지.
한때는 서유럽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도시였대. 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번성했다네. 10세기에는 50만명 이상이 코르도바에 살았다고 해.
아브드 알라흐만 1세는 수도 코르도바에 바그다드의 이슬람 사원을 능가하는 거대한 사원을 건설하고 싶었대. 그게 메스키타(Mezquita)야. 스페인어로 모스크라는 뜻이래. 785년부터 무려 200여년간이나 사원을 지었다네.
처음 이곳은 로마의 신전이 있던 곳이래. 그곳에 850개가 넘는 기둥과 아치가 있는 이슬람 사원이 건설된 거지. 가로 180m, 세로 130m의 규모로 25000명의 신자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대. 학교 운동장 4개 정도가 될 듯해.
실제로 메스키타 안을 들어가보면 끝이 없는 기둥의 행렬에 놀라게 되지. 지원이는 메즈키타를 너무 좋아했어. 숨바꼭질하기 딱이었거든. 아빠는 지원이를 쫓아 다니느라 바빴지만 말이야.
가톨릭 세력이 다시 코르도바를 되찾았고 카를로스 5세는 메즈키타에 한 가운데 가톨릭 예배당을 세웠지. 덕분에 메스키타는 이슬람과 가톨릭이 묘하게 공존하는 공간이 되어 버렸어.
유럽에서 이슬람 문명과 가톨릭 문명은 오랜 세월을 서로 치열하게 부닥치며 살아왔어. 스페인과 터키는 가장 극명하게 양 문명이 충돌했던 지점이지. 문명은 그렇게 만나고 싸우고 헤어지면서...터키에 성소피아 성당을 남긴 것처럼 스페인에는 메스키타를 남겼지. 서로가 죽일 듯이 미워하면서 공존을 거부했지만, 기독교와 이슬람은 그렇게 공존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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