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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한번째조각] 신을 쫓아 세상 끝으로, 메테오라(Meteora) 본문

그리스

[마흔한번째조각] 신을 쫓아 세상 끝으로, 메테오라(Meteora)

둔필승총(鈍筆勝聰) 2016. 8. 25. 18:32

사람들이 신을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삶의 유한성을 극복하고 싶어서 일까? 인간의 삶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일까? 절대 진리를 갈구하고자 하는 염원때문일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을 향한 인간의 마음처럼 강하고 간절하며 끈질긴 것도 없는 것 같아. 


메테오라는 신을 향한 인간의 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었어. 1543년 그리스가 오스만제국에 멸망하면서 그리스의 신앙은 위기에 놓이게 되었어. 나라는 잃었지만 신앙만큼은 잃고 싶지 않았을 거야. 


쫓기고 쫓겨서 깊은 산속까지 오게되었고, 자신의 신앙을 온건히 지키기 위해 높은 바위산 위에 수도원을 건설했어. 이슬람인들이 찾기도 어렵고 쳐들어오고 싶어도 도저히 쳐들어 올 수 없는 곳에 신앙공동체를 만들고 스스로를 봉쇄했지. 


메테오라 수도원에 들어가면 특별한 벽화들을 볼 수 있어. 서양의 많은 성당이나 수도원은 신약과 구약성서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렸는데, 메테오라에는 이슬람에게 핍박받고 순교한 성인들의 그림을 볼 수 있어. 언제 끝날 지도 모를 이슬람의 지배 속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올곧게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친 이들의 그림이지.


처형을 당한 사람들만 순교자는 아니야. 영원히 세상과 결별하고 죽을 때까지 이곳에 스스로를 은폐한 많은 수도자들도 순교자이기는 마찬가지지. 메테오라, 그들에게 이곳은 신을 향해 찾아온 세상의 끝이었지만, 결국은 천국과도 맞닿아 있는 곳이었을 거야.


그리스는 1821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진정한 독립을 얻기위해서는 그 이후에도 백년이 넘는 전쟁을 치러야 했어. 400년이 넘게 민족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터키에 대항했던 그리스인들, 정말 대단하지? 메테오라가 상징하고 있는 신앙의 강인함과 굳건함이 그들의 민족정신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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