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스위스 초콜릿
[열두번째 조각] 언제나 가고 싶은 그 곳, 바르셀로나(Barcelona) 본문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 있을까? 아니야 카탈루냐에 있어.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지방은 독특하지. 스페인이면서도 스페인이길 계속 거부해 왔거든. 말도 스페인어가 아니라 카탈루냐어를 쓴단다. 약간 프랑스어와 비슷하다고 해. 역사적 정체성도 달라. 1492년까지는 독립된 아라곤 왕국으로 이었어. 스페인 국기도 볼 수가 없어. 카탈루냐 깃발을 사용하기 때문이지.
그래서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El Clásico)는 전쟁이야. 한-일전을 방불케 한단다. 절대 져서는 안되지. 홈경기장 캄 노우(Camp Nou)에서 FC 바르셀로나가 지기라도 하면 그날은 조심해야 한대. 흥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라네. 카탈루냐 사람들은 '레알(Royal)'이라는 말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 같아.
카탈루냐는 가우디, 피카소, 후안미로, 살바도르 달리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을 배출했어. 가우디에 이어 성가족 성당 건축을 맡았던 수비라치도 카탈루냐 사람이야. 위대한 창조정신이 유전자에 흐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카탈루냐의 역사적 애환이 위대한 창조정신으로 승화되는 것일까?
그중에서도 가우디는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인물이야. 성가족성당말고도 구엘공원, 까사 바뜨요, 까사 밀라, 구엘저택, 까사비센츠, 레알공원의 가로등까지 바르셀로나라는 도시가 가우디 건축물의 전시장 같은 느낌이 들 정도야. 가우디가 바르셀로나를 먹여살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네.
바르셀로나에서는 '후안 미로'와 '피카소'를 만날 수 있어. 두 사람의 미술관이 있거든. 카탈루냐의 예술가들은 어떠한 틀에도 갖히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바르셀로나에서 1시간여 프랑스쪽으로 가다보면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도 있단다. 녹아내리는 시계 정도로 달리를 생각했다면, 그 미술관에 한번 가봐. 넘쳐나는 창작열을 주체 못하는 자유분방한 천재 예술가를 만나게 될거야.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란다. 너희들에게는 좀 오래된 얘기일지도 모르겠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의 일이거든. 마라톤에서 황영조 선수가 함께 선두를 다투던 일본 선수를 따돌린 곳이 바로 몬주익 언덕이야. 황영조 선수의 조각과 태극기도 찾을 수 있지.
1936년 일제 치하에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딴 지 56년만에, 그것도 일본 선수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땄으니 온 국민이 얼마나 기뻐했겠니? 당당하게 태극기를 달고 시상대 꼭대기에 선 그 모습에 온 국민이 환호했단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뛴단다.
바르셀로나에 가면 '스페인 광장'이 있어. 몬주익 언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분수쇼가 유명하단다. 디즈니에서의 분수쇼를 생각하면 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말야. 스페인에서 보는 분수쇼는 나름의 정취가 있단다.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건설되었다는 고딕지구도 있어. 고딕양식의 건물들이 모여있는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지. 대성당과 왕궁, 왕의 광장 그리고 왕의 계단이 있는데, 왕의 계단은 콜롬버스가 이사벨라 여왕에게 서인도(미국대륙)을 발견했다고 보고한 곳이라고 해. 람블라스 거리 끝에는 대서양을 바라보는 콜럼버스 동상도 있단다.
우리가 고딕지구에 갔을 때는 늦은밤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어. 악기연주가 아니라 오페라 합창 공연이었지. 아름다운 합창이 작은 광장을 넘어 어두운 밤하늘로 울려퍼졌어. 오 나의 태양은 관객 모두가 합창했단다. 잊지 못할 멋진 공연이었지.
지원이도 스타가 되었어. 플라멩코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광장으로 걸어나가 합창단에게 사례를 하자, 많은 사람들이 웃음과 박수를 보내주었단다.
맛있는 빠에야도 빼놓을 수 없지.. 유럽에서 스페인만큼 맛있는 음식을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곳도 없을 거야.
바르셀로나에 두고온 아름다운 기억이 많아서일까? 아빠는 늘 바르셀로나에 가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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