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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일곱째조각] 게르니카만으로도 충분해, 레이나소피아(Reina Sofia) 미술관 본문

스페인

[쉰일곱째조각] 게르니카만으로도 충분해, 레이나소피아(Reina Sofia) 미술관

둔필승총(鈍筆勝聰) 2016. 8. 25. 22:20

마드리드에 가면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 바로 게르니카(Guernica)야. 피카소의 작품이지. 


게르니카는 스페인 바스크지방에 있는 작은 도시야. 1937년 스페인 내전 중에서 프랑코 반군을 지원하는 나치 독일이 이 도시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대. 무고한 사람들이 무려 2000여명이나 죽었다고 해. 충격적인 일이었지. 


그때 피카소는 프랑스에서 활동 중이었어. 그 해에 열릴 예정인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에스파냐관 벽화제작을 주문받고 있었다고 해. 조국에서 들려온 비통한 소식을 접한 피카소는 한달 반만에 게르니카라는 제목의 벽화를 완성했어. 세로 3.5m, 가로 7.8m에 달하는 거작이 완성된 거지. 


스페인 내전이 뭔지 궁금하지 않니? 스페인 내전은 1936부터 1939년까지 3년간 스페인에서 일어난 전쟁이야. 1936년 총선거에서 스페인의 인민전선 내각이 승리하자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군부가 새로 생긴 공화국 정부에 반대해서 반란을 일으켰어. 


히틀러의 독일과 무솔리니의 이탈리아는 반정부군을 강력하게 지원했지. 같은 군사독재였으니까 편을 든거지. 인민전선 정부군을 지원한 것은 소련뿐이었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불간섭 정책을 취했대. 선거로 당선된 정부였지만 공산주의 정부라서 탐탁치 않았던거야. 


스페인 내전은 전 세계 지식인과 젊은이들의 정의감을 불러일으켰어. 헤밍웨이와 조지 오웰 등이 참여한 의용군으로 이루어진 4만여 명의 국제여단이 참전하기도 했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배경이 스페인 내전이야. 결과는 어떻게 되었냐고? 결국 군부가 승리했어. 


스페인은 그후로 오랫동안 군사독재 체제에서 신음해야 했지. 3년 가까이 계속된 스페인 내전에서 약 30~60만명의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25~50만 명의 공화국 정부군과 민간인들이 프랑스로 망명했다고 해. 


스페인 내전에서 군부가 승리하자 게르니카는 갈 곳을 잃었어. 피카소는 스페인의 민주주의와 자유가 회복되면 이 그림을 조국으로 보내달라는 조건을 달고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빌려주었대. 이 그림은 1981년 스페인으로 반환되었고 1992년 지금의 레이나소피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고 해. 


게르니카는 고야의 '1808년 5월 3일'처럼 학살되는 민중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도 않았고 핏빛으로 얼룩진 그림도 아니야. 그렇지만 커다란 벽면을 흑백톤으로 가득 채운 추상화되고 상징화된 이 그림을 보면, 전쟁의 광기 속에서 속절없이 희생되어가는 민중의 슬픔과 분노, 공포를 가슴으로 느끼게 된단다. 어떠한 찬사도 아깝지 않은 피카소의 기념비적 걸작이지. 


우리 지원이는 너무 어려서 이 그림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지? 다음에 아빠와 함께 같이 다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피카소의 다른 작품이나 달리 같은 스페인 현대화가의 그림들도 있으니 더 재미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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