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여섯째조각] 2만년전 소리를 들어봐, 라스코(Lascaux) 동굴
1940년 9월 12일, 프랑스 도르도뉴의 몽티냑(Montignac)에서 있었던 일이야.
동네 뒷산에서 놀던 네명의 소년들이 그만 강아지를 잃어버리고 말았대. 강아지가 사라진 거지.
강아지를 찾다가 우연히 작은 구멍을 발견했고, 그 안으로 들어가 보았지.
그안에는 커다란 동굴이 있었고, 동굴에는 소, 말, 노루 등등 여러가지 동물 그림이 있었대.
그 소년들은 그 발견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몰랐어. 자기들끼리 비밀로 했대.
그랬다가 결국은 선생님에게 말했고,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었어.
그리고 나서 이 화려한 동굴 벽화가 2만년전 구석기 시대의 그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어.
2만년 전에는 빙하기 였대. 날씨가 지금보다 훨씬 추웠다는 구나.
2만년 전 날씨를 떠올리기에 우리가 갔던 그날은 너무 더웠어. 35도를 넘었단다. 5월말 날씨치고는 너무 덥지?
그래도 다행히 동굴을 그대로 본따서 만든 라스코 IV는 정말 시원했단다.
1963년까지 라스코 동굴을 일반 사람들에게 공개했었는데 그러다보니 벽화가 손상되었대.
동굴을 원래대로 보존하기 위해 일반인 출입을 금지했고, 그 근처에 라스코 II라는 모조 동굴을 만들었어.
이번에 우리가 간 곳은 더 사실적으로 동굴과 비슷하게 만든 라스코 IV라는 구나.
커다란 박물관으로 만들어 영화도 틀어주고 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며 다양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단다.
라스코 III도 있다고 하는데, 세계 순회 전시를 위해 만든 것이라네. 중국 여행 중이래.
잠시였지만 2만년전 사람들의 숨결과 마주친 그 기분은 상당히 묘하더라.
그들은 생존을 위해 사냥을 했고 온 힘을 다해 가족을 지켜야 했어.
추운 날씨와 거친 야수를 피해 동굴에 살았지. 동굴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그림도 그렸겠지.
그 그림은 그들의 소망이고 염원이고 즐거움이었을 거야.
2만년이 지나서 모든 게 달라졌지만, 삶의 방식은 아직도 그대로인 것 같아.
우리는 모두 거친 환경에서 살아 남아야 하고...사랑하는 가족을 지켜야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