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예순두번째조각] 보르도 와이너리 투어, Château Ormes de Pez

둔필승총(鈍筆勝聰) 2017. 5. 31. 01:45

와인은 이야기다.


처음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사람들과 그 후손들의 이야기,

무더운 여름에 포도나무를 땀 흘려 가꾸고 정성스럽게 수확한 사람들의 이야기,

수확한 포도를 으깨고 섞고 오크통에서 발효시켜 와인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자연에 순응하고 또 맞서면서 와인을 성취해낸 사람들의 이야기...



처음에는 포이약 마을의 Château Lynch-Bages를 가려고 했는데,

샤토를 재단장하는 중이라며 자매 샤토인 Château Ormes de Pez를 소개시켜 주었다.

포이약의 이웃마을인 생테스테프 마을에 있는 크지 않은 샤토였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왔다는 노부부와 함께

샤토의 역사에서부터 와인의 수확과 발효, 병입까지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까눌레라는 보르도 특산과자의 유래도 재미있었다.

와인발효 잔유물을 제거하기 위해 계란 흰자를 사용하다보니

계란 노른자가 너무 많이 남아 그것을 가지고 까눌레를 만들었단다.



Château Lynch-Bages와 Château Ormes de Pez도 시음했다.

같은 와인이라도 매년 포도의 배합비율이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어떤 해에는 까베르네쇼비뇽을 60% 이상 섞는데

어떤 해에는 메를로를 까베르네쇼비뇽보다 더 넣기도 한단다.



포도 재배는 말할 것도 없고,

포도의 배합에서, 오크통의 선정, 발효방법과 기간 등등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너무 다양했다.



세상에 똑같은 와인은 하나도 없다. 비싸다고 좋은 와인도 아니다.

와인을 마시는 것은 이야기를 마시는 것이다.

그 와인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그 와인을 선사해준 자연의 이야기를 ...




와이너리 투어가 끝날 때쯤 지원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설명을 듣는 동안 와이너리 밖에 나갔다가 도마뱀을 마주쳤단다.

세상에서 처음 마주친 도마뱀에 놀랐는데

다시 와이너리로 들어오려니 문이 안열려서 자지러지게 소리친 것이다.

눈물 콧물 범벅이된 그 귀여운 얼굴을 사진찍었어야 하는데 놓쳤다.




너무도 친철했던 가이드 사진도 없기는 매한가지다. 아쉽다.

아름다운 기억을 모두 찍을 수는 없나보다. 마음에 담아 놓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