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다섯째 조각] 달콤한 나의 도시, 이브아르(Yvoire)

둔필승총(鈍筆勝聰) 2016. 5. 26. 17:14

니옹(Nyon)에서 레만호를 가로질러 프랑스로 넘어가면 이브아르(Yvoire)라는 작은 마을이 있어. 



도시를 둘러싼 성곽은 위압적이긴커녕 오히려 포근한 느낌을 자아내고 그 성곽으로 한걸음 걸어들어가보면 아기자기한 작고 예쁜 마을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집집마다 갖가지 색깔과 모양의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되어 있고, 골목골목이 정겹고 포근하기 이를 데가 없지.





여기에 오면 굳이 어디를 정하고 갈 필요가 없어. 마음이 이끄는대로 걷다보면 네가 출발한 자리로 다시 돌아오게 되거든.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냥 주저 앉아서 이 마을이 주는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그냥 느껴보렴. 




운이 좋으면 즐거운 축제도 만날 수 있을 거야. 5월 어떤날은 베니스 가면축제가 열렸지. 지원이는 신기한듯 가면을 쓴 사람들을 쫓아다녔고, 그들은 귀엽게 생긴 동양의 여자아이를 안아주곤 했어. 지원이는 공주랑 요정을 봤다며 그날 집에 와서까지도 내내 신이 났었단다.








약간 경사진 비탈길을 내려가다 보면 레만호를 만날 수가 있지. 이브아르에 갈 때는 햇살 가득한 맑은 날을 선택하렴. 호수에 부서져 빛나는 햇살이 그렇게 향기로울 수가 없단다.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몸이 두둥실 떠서 호수 위로 날아가는 느낌이 들 정도라니까.




조그만 마을 광장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코끝으로 전해오는 호수 냄새와 꽃 내음에 취해보는 것도 이브아르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란다. 그리고 이브아르 골목에서 마음에 드는 가게를 발견하면 아이스크림이나 크레페를 사서 한 입 베어물어 보렴. 그 달콤한 느낌이 이브아르라는 도시와 너무나도 닮아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