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물여섯째 조각] 빛과 바람과 파도, 에트르타(Etretat)

둔필승총(鈍筆勝聰) 2016. 6. 15. 05:20

에트르타는 노르망디 지역의 해변이야. 모네, 쿠르베 같은 인상파 화가들이 에트르타에서 그림을 그리길 좋아했다는 구나.



에트르타 시내를 거쳐 구비구비 언덕을 오르면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La Chapelle Notre Dame de la Garde)라는 작은 성당을 볼 수가 있어.



높다란 절벽 위에서 에트르타 해변을 내려다 보고 있는 성당의 모습도 많은 사진작가들이 사랑했고 수많은 관광객들의 프레임에 담겼단다.



코끼리 바위를 바라보며 서있는 작은 성당의 모습이 인간의 절대 고독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순강에는 한폭의 자연을 바라보는 신의 따뜻한 시선도 느낄 수 있었단다.



우리가 찾은 그날도 바람이 심하게 불었어.  바람을 견디기 위해 몸을 구부정하게 굽혀야 했고, 우리 작은 지원이는 마치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았어. 모네가 그렸던 '에트르타의 거친 바다'처럼 세찬 바람과 거친 파도는 에트르타에서는 익숙한 장면인가봐. 



마주하지는 못했지만 일몰의 풍경도 아름답기 그지 없을 것 같아. 수평선 너머로 붉게 떨어지는 태양이 바다와 하얀 절벽을 곱게 수놓는 장면도 인상파 화가들이 사랑했던 장면 중의 하나였단다.



에트르타에 가서 우연히 마주친 재미있는 사실 하나. 괴도 루팡의 집이 여기 있더라. 루팡의 작가, 르블랑이 이곳에서 괴도 루팡을 집필했다고 하네.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가봐. 그 주변에서 차가 많이 막혔거든.



참, 에트르타를 갈 때면 옹플뢰르(Honfleur)도 꼭 들려봐. 노르망디의 작은 항구도시야. 정감있는 작은 항구와 배들, 그 주변을 둘러싼 아기자기한 집들이 너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거야.



거리를 걷다보면 갖가지 예쁜 가게들이 있고 아름다운 그림과 액자들도 볼 수가 있어. 엄마가 예쁜 그림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바람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옹플뢰르에서 보냈지. 북유럽 냄새가 나는 생 카트린 성당도 기억에 많이 남아. 



옹플뢰르, 대단한 구경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그냥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곳이었어. 사랑하는 너희들과 걷는다면 어디든 즐겁지 않은 곳이 있겠니? 너희들과의 추억은 모든 곳을 빛나게 만들어 준단다.